<야고보서>는 ‘흩어져 있는 12지파’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12지파는 구약시대 이스라엘 12부족을 의미하며 통상적으로 ‘하나님 백성’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흩어진’은 그리스어로 ‘디아스포라’입니다. 이는 ‘뿌려진 씨앗’ 즉 ‘나그네’라는 의미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성장하던 교회 신자들은 스데반 순교로 대표되는 큰 박해로 로마 전역으로 흩어졌습니다.(행11:19) 고향과 안정적 공동체를 떠나 ‘난민’이 된 것입니다.
성경은 나그네인 하나님 백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가나안 땅에 정착하기 위해 떠돌던 나그네였고, 요셉 이후는 이집트에서 나그네였습니다. 모세는 자기 첫아들을 ‘게르솜’이라 했는데 이는 “내가 나그네 되었다”라는 뜻입니다.
다윗은 시편을 통해 나그네된 고통을 절박하게 호소합니다. 예수님도 머리 둘 곳 없이 떠돌던 나그네였고 제자들이나 사도 바울도 모두 나그네로 생을 마쳤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2가지 억압과 차별에 직면했습니다.
첫째는 로마 제국주의적 가치와 삶입니다. 돈과 권력을 숭배하며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부추기는 로마 제국주의는 이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억압했습니다. 둘째는 유대교 전통입니다. 율법 조문과 전통을 중시하며 할례, 헌금, 절기 등을 믿음의 표현으로 생각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정죄하고 차별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박해, 경제적 어려움, 신앙적 차별을 피해 흩어진 신자들은 로마 제국주의와 유대교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여전히 밖으로는 여전히 세속적 가치가 유혹하고, 교회 안에서도 소유로 비교하고 다투며 차별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야고보는 이런 현실 속에서 신자들이 어떻게 믿고 어떻게 행해야 하는가를 권면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나그네됨을 인정하고 오히려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고보가 가르쳐주는 다르게 살기는 무엇일까요?
첫째. 시험을 참고 유혹을 이기는 것입니다. 시험 즉 고난은 우리를 죽이지 못합니다. 오히려 더욱 성숙하고 성장하게 합니다. 각종 유혹은 탐욕에서 온 것입니다. 탐욕을 내려놓고 미혹하는 마귀를 물리쳐야 합니다. 시험과 유혹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신자다움 그 믿음은 시험과 유혹을 대하는 태도에서 증명됩니다.
둘째. 말을 주의하고 언행일치하는 것입니다. 모든 정죄와 다툼이 말에서 시작됩니다. 성급한 말과 분노를 주의하고 공감과 경청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믿음은 말로 고백 되고 표현되지만 행함으로 증명되고 증거됩니다. 믿음의 말, 격려의 말, 살리는 말을 하고 그 말을 행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고 행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지혜는 허영으로 허세 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의 소유를 시기함으로 다투지 않습니다. 성결, 화평, 관용, 양순, 긍휼로 선한 열매를 맺고, 편견과 거짓이 없는 것입니다.
넷째. 믿음과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서로 비방하고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름과 부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세속적 가치에 미혹된 사람은 돌이키도록 권면합니다. 고난당하고 병든 사람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손 내밀어야 합니다.